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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딸에게 쓰는 아빠의 편지

2023년 10월 16일 - 수험생 딸에게 쓰는 아빠의 편지

by 딸부자 라이언 2023.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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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에게

또 한 주가 지났네

 

오늘 출근하면서 들은 얘기인데,

김연아 선수 예전에 인터뷰한 내용이 나오더라고

기자가 연습 시간이 정말 많은데, 연습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냐고?

김연아 선수가

"생각은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지"

라고 얘기했다고 그러더라고

 

공부랑 비슷한 거 같아. 어떤 대학교를 가야지, 어떤 과를 가야지

목표를 확언하고, 그 목표를 자기 암시처럼 계속 생각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보면, 금방 지칠 수밖에 없는 거 같아.

어떤 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공부를 하는 게 방법이 되기도 하는 거 같아

그런 시간들이 결국은 긍정적인 생각과 좋은 결과와 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거야

 

아빠는 네가 재수한다고 했을 때

우리 딸이 실패해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지만

또다시 힘든 길은 간다고 했을 때,

아빠가 재수를 해봐서 그 길이 쉽지 않은 걸 알기에 안타까움이 먼저 들더라고

인생이 항상 꽃길 같은 포장도로 일 수는 없겠지만,

비포장도로에 울퉁 불퉁 진흙탕 길도 지나겠지만

한 걸음씩 성실히 걸어가면 언젠가는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거야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거는,

오늘 보다 내일이 더 나은, 하루하루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거야

지난번에서 얘기했듯이, 대학 입학이 꼭 인생의 성공은 아니지만

지금 네가 거기에 있는 이유는 딱 하나이니까

그 목표를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을 기회비용을 치르고 들어갔으니,

네가 학원 들어가기 전의 그 마음가짐으로 나태해 지지 말고,

얼마 냄비 않은 시간 성실히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명절 때도, 지난주에 나오는 일정이었는데도 나오지 않고 공부한다고 해서,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했는데, 아빠는 딸 얼굴 보고 싶더라고.

주말에 1박 2일로 잠깐 나온다고 하니 그때 얼굴 보면 되겠지.

 

어제는 할머니 보러 갔다. 엄마랑 둘이서 명절같이 또 전을 부치고

할머니 돌아가신지 1년이 되었네. 할아버지 고모, 큰아빠 다들 왔지. 납골당에

깜박하고 할머니한테 얘기를 못했네. 연이 시험 잘 보게 도와 달라고

시험 끝나면, 엄마 아빠랑 할머니 보러 가자

 

사랑한다 아빠가.


" 어렸을 때 노트를 쓰다가 글씨가 마음에 안 들면

그 장을 뜯어내고, 또 새로 쓰지만

 

몇 장 못가서

노트가 또 마음에 들지 않아 또 뜯어내고,

앞장을 뜯어내면

뒷장의 멀쩡한 노트가 떨어져나가요.

 

그래서 ' 처음처럼' 이라는게

뜯어 내는게 아니고,

뭔가 그 다음 장을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쓰는 것.

 

그래서 글씨가 좀잘못되엇더라도

뜯어내지 않고 다시 시작함으로써

결국 두꺼운 노트를 갖게 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

 

산다는 것은, 인생이라는 것은

결코 뜯어낼 수 없는 거다.

 

늘 이제 다시 시작하는 마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추운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 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뭐 이런 뜻으로 시작된 거예요"

 

소주 ' 처음처럼 ' 의 서체 신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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