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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딸에게 쓰는 아빠의 편지

2023년 10월 23일 - 수험생 딸에게 쓰는 아빠의 편지

by 딸부자 라이언 2023.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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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에게

 

어제는 잘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3박 4일 잠깐 나오는 기숙 학원 일정을 공부 보충을 한다고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아빠는 기특하기도 했지만 딸 얼굴을 한 달 가까이 보지 못해서 아쉽기도 했었는데...

1박 2일 짧은 외출이었지만 잘 지내는 거 얼굴 보니 아빠도 좋았다.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간이라,

수능 보기 전에 얼굴 보는 게 마지막인 거 같아서,

딸한테 응원도 하고 시험 잘 보라고 하는 게 다겠지만 아빠가 더 마음이 초조해지는 거 같네.

재수라는 선택은 쉽지 않은 이유가, 두 번째이기 때문에 결과를 확실히 만들어야 하는 거야.

 

2월에 네가 모든 학교에서 떨어지고 나서 막막하고 힘들었던 시간을 생각해 봐.

엄마 아빠한테 미안하고, 창피하고, 좌절하고, 막막하고...

무엇보다도 너 자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자존감이 최저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겠지.

하지만, 이제는 그 시간을 다 극복하고, 고3 때보다 더 열심히 너에게 주어진 시간을 충실히 살아왔으니,

네가 쏟아부은 이 시간을 무의미하게 만들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더 열심히 해서 마무리 잘하길 바란다.

 

네가 어제도 느꼈겠지만,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게 너무나 행복하다는 걸 알았잖아.

너를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웃으며 지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아빠는 연이가 대학교 들어가면 그동안 하고 싶은데 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하면서 네 시간을 열정적으로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

 

2월에 기숙 학원에 들어가서, 11월 수능까지

10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인생에서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이 힘들고 암울하고 답답했던 시간이, 앞으로 네가 인생을 살면서 닥쳐올 이보다 더 어려운 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네 몸과 마음에 쿠션과 근육이 될 수 있을 거야.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우리 연이의 스무 살을 응원할게

 

사랑한다. 아빠가


 

파도치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잔잔한 물살보다는

파도치는 바다가 아름답습니다. 파란 하늘을

이고서 깃털처럼 가벼이 흐르는 구름보다는

진득한 어둠을 지닌 채 대기를 무겁게 짓누르는

먹구름이 아름답습니다. 거친 바람이 있어서

파도치는 바다가 아름답듯, 드센 파도가

있어서 깎아지른 바위가 눈부시듯,

파도치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 백상현의《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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