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에게
오늘 한글날이라 아빠가 이제 편지를 쓴다
아침에 자전거 타고 와서 점심 먹고, 이제 날씨가 쌀쌀해져서 올해 자전거 탈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네, 연이 수능이 빨리 끝나고 가족과 같이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조만간이라는 얘기겠지.
연이 수능 끝나고 집에 오면, 하고 싶은 게 참 많겠지
엄마는 연이 대학교 입학하면, 진경이랑 유럽여행 보낸다고 하더라고
1년이라는 시간이 남들보다 늦었으니, 그 친구들의 경험을 따라잡으려면
시간을 아껴서 이것저것 열심히 해야 할 거야
운전면허도 따고, 여행도 가고, 호주 가서 네쌍둥이 반쪽 현이도 보고
그리고 연애도 하고... 아빠도 연이한테 해주고 싶은 게 참 많은데
따로 떨어져서 볼 수 없다는 게 참 안타까운 거 같아
가족을 떠나 혼자 있는 연이게에 일주일에 한 번씩 편지 쓰는데
이 글이 연이 혼자 기숙 학원에 지내는데 심적으로 도움이 된다니 정말 고맙고 다행이다.
수험생을 위한 기도문 이런 게 있던데, 아빠는 별로더라고.. 왠지 오글거리기도 하고
연이의 시간과 노력이 아니라, 하늘에 기대는 그런 느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연이가 노력한 만큼 그 시간에 충실하면 된다
혹시나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고, 2순위 3순위 학교에 가게 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고, 아빠는 연이를 매일 볼 수 있다는 게 행복할 거 같아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열게 될 수많은 수많은 문중에 하나일 뿐이니까.
그 문이 원하는 방향으로 활짝 열리지 않아도,
충분히 연이의 인생은 행복할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힘내고. 화이팅
PS:
아빠가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 그러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때문에 집을 떠나는 순간
부모와 얼굴을 볼 수 있는 순간이 93%가 지난다고 하더라고
살면서 이제 남은 7%만큼 부모를 볼 수 있는 거지
일 년에 4-5번 하루 이틀, 10년에 10일, 30년에 30일... 그 정도가 남는 거지
그래서 아빠는 현이를 호주에 보낸 게 잘한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이가 들었는지, 쌍둥이들이 보고 싶더라고...
사랑한다. 아빠가
악기를 배우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악기를 배운다는 것은 인내심을 기를 둘도 없이 좋은 기회이므로
아이가 도중에 아무리 그만두고 싶어하고
하기 싫다고 투정을 부려도 계속 시켜야 한다.
이렇게까지 인내심을 길러야 하는 이유는 공부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 인내심 '이기 때문이다
모든 공부에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고비가 있다
그 고비를 넘기면 공부가 재밌어지고 즐겁게 느껴진다
그때까지는 지겨워하고 지루해하고 힘들어해도
꾸준히 시키는 수밖에 없다
강한 인내심이 꾸준히 노력하는 힘의 원천이 된다
#딸은세상의중심으로키워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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