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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딸에게 쓰는 아빠의 편지

2023년 11월 6일 - 수험생 딸에게 쓰는 편지

by 딸부자 라이언 2023.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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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다시 편지를 쓰네. ㅎ

오늘 아침엔 비가 와서, 월요일에 비가 오면 아빠 출근 시간이 40분 정도는 늘어나는 거 같아.

7시 조금 넘어서 나왔는데, 9시 다돼서 사무실에 도착했네.

천천히 막히는 길을 가다보니 올림픽대로 가로수들 낙엽들이 많이 없어졌다

비가 와서 그러기도 했지만, 11월 되니 완전히 가을인 거 같아.

연이 수능보는 날은 춥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엄마한테 얘기해 줘야겠어.

겨울옷 없으면 엄마한테 전화해서 꼭 보내달라고 해.

이상하게 수능날은 추워지더라고, 아빠 학력고사 볼 때도 그랬는데.

그때는 12월이라 더 그랬지만

어제는 엄마랑 수빈이랑 양평에 있는 큰 카페에 갔다.

빵종류도 많고, 맛있어서 거기서 브런치 먹고

아빠는 컴퓨터로 일하고, 엄마는 책 보고, 수빈이는 공부하고

비가 와서, 차분한 그리고 점심 지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씨끄러워 졌지만

옥상에서 본 북한강 경치는 너무 아름다웠다.

연이 시험 끝나면, 눈 오는 주말에 꼭 와야겠다는 얘기를 엄마랑 했다.

이제 다음주가 시험이네.

정말 지루한 시간이었는데, 금세 지나가고 다음주가 다가와 버렸네.

연초부터 매주 써오던 이 편지도 이제 다음주가 마지막이라니

이 편지에 네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했는데, 그 바람이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

벌금 4000만 원에 징역 10개월...

꼭 감옥에 간 자식한테 편지 쓰는 느낌이 들었다. 연이한테는 미안하지만

이제 정말 너한테 주어진 시간에 책임을 져야 하는 시간이 오고 있다.

수능이라는 시험 하나로 네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네가 그곳에서 참고 견딘 시간을 다른 사람들한테 꼭 인정받을 수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여태까지 해오던 루틴 그대로.

두려워하지도 말고, 연이를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잖아.

너 자신을 믿고, 너는 소중하다는 것을 생각해라

좋은 것만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힘내고 성실하게 마무리해라

사랑한다.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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