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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빈아
아빠한테는 수빈이는 막내라서 항상 어린애 같고 아기 같은 생각이 있는데, 이제 벌써 네가 며칠 뒤면 고 3 수험생이 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직도 얼굴에는 아기살이 남아서 엄마한테 껌딱지처럼 붙어서 엄마랑 실랑이하는 거를 보면 어린 막내가 맞는데, 이제 너도 언니들이 갔던 수험생이라는 그 길을 가게 되는구나.
공부를 정말 잘해서 좋은 대학교를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아빠는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도 괜찮단다. 그래도 수빈이가 결심을 해서 네가 얼마나 너 자신을 한번 시험해 보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다.
이것도 네가 해보고 싶은게 아니라면, 아빠는 네 결정을 항상 응원한다. 하지만 공부를 하고 싶다면 정말 그 하나만 보고 해 봤으면 좋겠어.
1년 동안 네가 얼마나 열심히 해서 네가 갈 수 있는 학교가 바뀌면 좋겠지만 참 쉽지 않은 일이라서. 네가 어떤 결심을 하고 어떤 대학교를 가더라도 너는 엄마 아빠의 귀여운 막내딸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으니까.
오늘 눈이 많이 왔다. 세상이 하얗게 변했는데 네 인생의 새로운 도화지를 꺼내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네 미래를 천천히 꼼꼼히 잘 그려 나가는 수빈이가 되었으면 한다.
수빈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2023년 12월 30일 하얀 세상이 보이는 어느 까페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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